가정폭력 문제는 개인적 차원을 넘어 사회구조적 문제로 인식되어야 하며, 이에 따른 예방교육의 중요성은 점차 커지고 있습니다. 물리적 개입이나 사후 조치로는 해결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보다 근본적인 접근이 필요합니다. 이에 따라 정부는 가정폭력 예방교육을 중심축으로 하는 포괄적 대응 계획을 수립하고 있으며, 이 글에서는 의식개선, 학교교육, 지역사회 기반 사업 확대라는 세 가지 축을 중심으로 예방교육 확대방향을 설명합니다.
의식개선 위한 사회 캠페인
가정폭력은 더 이상 집안 문제로 치부할 수 없는 사회문제입니다. 그러나 여전히 ‘부부싸움’, ‘가족 간 갈등’ 정도로 축소 인식되거나, 피해자가 오히려 비난받는 구조가 존재합니다. 이러한 인식을 바꾸기 위한 전략이 바로 의식개선 캠페인입니다.
정부는 매년 여성가족부 주도로 ‘가정폭력 추방주간’을 운영하며, 방송매체·SNS·공공장소를 활용한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가해자 중심의 시선을 피해자 중심으로 전환하고, 침묵하지 않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메시지를 강조합니다. 이는 단순한 포스터나 홍보영상을 넘어서, 실제 사례를 바탕으로 한 공감형 콘텐츠 제작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또한 국민 참여형 캠페인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폭력 NO 챌린지’, ‘이웃의 용기 캠페인’ 등은 시민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며, 가정폭력에 대한 집단적 책임감을 고양시키는 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기업, 학교, 종교기관 등 민간 조직도 협업 대상이 되어 메시지 확산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공공기관 종사자 대상 인식 개선 교육이 강화되고 있습니다. 경찰, 의료인, 교사, 사회복지사 등은 피해자 조기 발견과 대응의 최전선에 위치한 만큼, 정기적 교육을 통해 가정폭력의 징후 인지와 법적 절차, 피해자 보호 원칙을 학습하고 있습니다.
의식개선은 단기간에 완성되는 과제가 아닙니다. 사회 전반의 언어 습관, 가족문화, 남녀관계 인식 등 복잡한 구조가 얽혀 있기 때문에,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교육과 캠페인이 동반되어야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 수 있습니다.
학교현장에서의 예방교육
가정폭력의 피해자는 아동과 청소년인 경우가 많습니다. 동시에 그들은 장래의 사회구성원이기도 하며, 폭력을 경험하거나 목격한 환경 속에서 자라난다면 다시 폭력을 재생산할 위험이 높습니다. 이 때문에 학교교육은 가정폭력 예방의 가장 중요한 장기전략 중 하나로 간주됩니다.
현재 초·중·고 교육과정에는 ‘폭력예방 통합교육’이라는 명칭으로 성폭력·가정폭력·성희롱 예방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연 1회 이상 의무교육을 진행하며, 최근에는 교과 내 삽입형 교육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보건, 도덕, 사회 과목 속에 관련 주제를 통합하여 반복 노출하는 방식이 사용됩니다.
학교는 또한 피해자 조기발견의 중요한 거점입니다. 가정 내 문제를 쉽게 표현하지 못하는 학생을 위해 교사 대상 연수에서는 폭력의 징후를 포착하는 방법, 학생의 행동 변화 관찰, 상담 연계법 등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아동학대 신고의무자로서 교사의 역할을 명확히 인식시키고, 신고 부담을 줄이기 위한 법적·정서적 지지도 병행됩니다.
학생 대상 프로그램으로는 상황극, 역할놀이, 실제 피해 사례 기반의 토론학습 등이 활용되며, 이는 단순한 주입식 정보교육을 넘어서 학생들의 공감능력과 판단력을 기르는 데 효과적입니다. 특히 학부모 교육을 병행하여 가정 내 학습환경과 학교 교육이 괴리되지 않도록 유도하고 있습니다.
교육부는 장기적으로 예방교육의 교과화, 교사 자격연수 의무화, 전문 외부강사 풀 확대 등을 추진 중이며, 청소년 상담복지센터와 연계한 심리정서 회복 프로그램도 함께 확대하고 있습니다. 이로써 학교는 단순한 교육공간을 넘어 예방과 조기개입의 복합적 기능을 수행하게 됩니다.
지역사회의 실천 기반 사업
가정폭력 예방교육의 실효성은 지역사회 기반에서 증명됩니다. 학교와 미디어의 교육이 주로 인지 변화에 초점을 둔다면, 지역사업은 행동 변화와 실천을 유도하는 장점이 있습니다. 지방자치단체와 민간단체의 협업은 이러한 지역특화 접근의 중요한 기반입니다.
주민센터, 건강가정지원센터, 여성폭력방지시설 등은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주민에게 예방교육을 제공합니다. 예를 들어 ‘부부의 날’ 캠페인, ‘아버지교실’, ‘가족소통 강좌’는 일반 주민을 대상으로 한 접근성이 높은 프로그램입니다. 이러한 프로그램은 가정폭력을 특정계층의 문제로 보는 시각을 완화하고,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생활 속 갈등으로 확장하여 공감대를 형성합니다.
또한 읍면동 단위의 복지팀은 가정폭력 신고나 위기가구 발굴 시, 예방교육 자료를 가정에 제공하거나 상담을 유도하는 기능도 수행합니다. 이를 통해 단순 지원에 머물지 않고, 재발 방지까지 고려한 접근이 가능해집니다.
최근에는 문화행사와 연계한 ‘예방콘서트’, ‘캠페인 걷기 대회’, ‘연극공연’ 등 비형식적 교육도 확대되고 있으며, 참여자 스스로가 예방 메시지를 구성하고 표현하는 참여형 방식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는 수동적인 수강에서 벗어나 자발성과 공동체 인식을 고취하는 데 효과적입니다.
지방정부는 이를 제도화하기 위해 조례 제정, 지역내 기관 네트워크 구축, 예산 배정 등 구조적 기반을 마련하고 있으며, 민간 전문가와 협업하여 지속가능한 예방모델을 지역별로 개발하고 있습니다. 지역은 곧 일상이며, 예방교육이 일상 속에 스며들 때 진정한 정책효과가 실현될 수 있습니다.
가정폭력은 단순한 법적 처벌이나 제도 개선만으로는 근절이 어렵습니다. 인식 변화, 조기 교육, 실천 기반의 세 축이 함께 작동해야만 예방이라는 목표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의식개선은 문화적 기반을 형성하고, 학교교육은 다음 세대의 가치관을 형성하며, 지역사회는 실천과 접점을 만들어 냅니다. 이 세 가지 요소가 유기적으로 결합될 때, 가정폭력은 사회적 경계 너머로 밀려나고, 인간 존엄성을 지키는 문화가 정착될 수 있습니다. 예방교육 확대는 선택이 아닌 필수이며, 이는 사회 전체의 품격을 결정하는 기준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