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사회로의 전환은 빠르게 진행되고 있지만, 고령층에게는 여전히 먼 이야기처럼 느껴집니다. 스마트폰 하나로 모든 것을 해결하는 시대에, 문자 보내기조차 어려워하는 부모님이나 조부모님을 떠올리면 마음 한편이 불편해집니다. 이런 현실을 반영해 정부와 지자체는 고령층의 디지털역량 강화를 위한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스마트교육, IT기기 지원, 생활밀착 기술 습득이라는 세 가지 핵심 영역을 중심으로 고령층 디지털 역량 강화 방안을 소개합니다.
스마트교육 기초반 운영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디지털 교육은 '스마트교육 기초반'이라는 이름으로 전국에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의 핵심은 어렵고 복잡한 기술이 아니라, 실생활에서 당장 필요한 기능을 익히는 데 집중한다는 점입니다. 문자 보내기, 사진 찍기, 영상통화, 키오스크 사용법 등 기본기부터 차근차근 배울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가장 먼저 진행되는 과정은 '스마트폰 익히기'입니다. 안드로이드와 아이폰 운영체제를 구분해 교육을 제공하며, 기기 조작부터 앱 설치까지 단계별로 알려줍니다. 특히 문자 전송, 사진 공유, 음성 검색 기능은 가장 많이 요청되는 항목이며, 반복 학습을 통해 익숙해질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교육은 주로 주민센터, 노인복지관, 도서관, 문화센터 등에서 이루어지며, 일정 인원이 모이면 '찾아가는 스마트 교육'도 운영됩니다. 최근에는 디지털배움터 사업이 확대되면서 온라인 예약을 통해 교육을 신청할 수 있게 되었고, 이동이 어려운 어르신을 위한 1:1 방문 교육도 시범 운영되고 있습니다.
교재도 눈높이에 맞춰 제작됩니다. 글씨는 크게, 설명은 쉽게, 예시는 친숙한 생활 속 사례로 구성되어 있어 혼자서도 복습이 가능합니다. 또한 '디지털 친구'라는 이름의 대학생 자원봉사자들이 교육을 도우며 세대 간 교류도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실제 교육을 받은 어르신 중 다수는 "손주와 영상통화를 할 수 있게 돼서 제일 좋다"고 말합니다. 이처럼 디지털 교육은 단순한 기술 습득이 아닌, 사람과 사람을 다시 연결하는 중요한 통로가 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체계적인 스마트교육 기초반 운영은 고령층의 정보 접근성 향상뿐 아니라, 자존감 회복에도 큰 도움이 됩니다.
IT기기 지원과 사용법
스마트교육이 이루어지기 위해선 당연히 IT기기를 사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고령층이 고가의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을 부담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이를 위해 정부는 IT기기 보급 및 대여사업을 병행 운영하고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사업은 ‘디지털 기기 대여 서비스’입니다. 노인복지관, 주민센터 등에서 일정 기간 동안 태블릿이나 스마트폰을 무료로 대여할 수 있으며, 사용 방법에 대한 간단한 설명서도 함께 제공됩니다. 필요에 따라 기기 대여와 동시에 교육도 연계되어 제공되는 경우가 많아, 초기 진입 장벽을 효과적으로 낮출 수 있습니다.
또한 기초생활수급자나 차상위계층을 대상으로는 기기 무상 제공 사업도 진행됩니다. 통신요금이 부담되는 경우에는 통신비 지원도 함께 받을 수 있으며,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와이파이 설치 비용까지 포함해 지원이 가능합니다. 이 같은 포괄적 IT 지원은 고령층의 디지털 환경 접근성을 실질적으로 개선하는 데 큰 기여를 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고령층 특화 기기 보급도 눈여겨볼 만합니다. 예를 들어, 큰 글씨와 단순한 화면구성이 특징인 '고령자 전용 스마트폰'이나 음성 명령 중심으로 작동하는 태블릿 등이 보급되고 있으며, 이러한 기기들은 학습 부담을 줄이고 실제 활용률을 높이는 데 매우 효과적입니다.
이와 함께 전국 각지에 설치된 ‘디지털 배움터’에서는 고령층이 직접 와서 기기를 체험하고 익힐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합니다. 여기에 상주하는 ‘디지털 서포터스’는 기기 초기 설정부터 사용법까지 친절하게 안내해 주며, 실시간 문의 대응도 가능하게 운영되고 있습니다.
결국, 기술 접근의 핵심은 기기를 얼마나 쉽게 구하고, 얼마나 빠르게 익힐 수 있느냐입니다. 기기 자체보다도 그 기기를 다룰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어야 진정한 디지털 포용이 실현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생활밀착 기술 교육
고령층의 디지털역량을 실질적으로 강화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기기 사용법을 넘어 ‘생활 속 디지털 기술’을 익히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를 생활밀착 기술이라고 부르며, 정부는 이에 맞춘 다양한 맞춤형 교육을 확대 중입니다.
대표적인 예는 '키오스크 체험교육'입니다. 병원, 은행, 식당 등 일상생활 속에서 마주치는 무인기기 사용법을 실습할 수 있도록 교육장이 마련되어 있으며, 실제 매장 환경과 유사하게 꾸며져 있어 현장감 있는 학습이 가능합니다. 특히 결제, 예약, 주문 기능은 반복적인 실습을 통해 익숙해질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또한 교통편 예약, 날씨 확인, 비상시 119 신고, 정부24 이용법, 건강정보 검색 등도 교육 내용에 포함되어 있으며, 매주 혹은 격주 단위로 커리큘럼이 구성됩니다. 이는 단기적인 교육이 아닌, 장기적이고 반복적인 학습 구조를 바탕으로 디지털 습관을 만들어주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이외에도 지역에 따라선 ‘디지털 일상지원단’이 구성되어 고령층 가정을 방문해 스마트폰 설정, 필수 앱 설치, 문자확인 방법 등을 알려주는 서비스도 운영되고 있습니다. 이는 교육장을 찾기 힘든 고령층에게 매우 유용하며, 직접적인 삶의 질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음성 AI 기술을 활용한 학습법도 도입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스피커에 "오늘 날씨 알려줘"라고 말하면 바로 정보가 제공되는 방식으로, 문해력이 낮은 고령층에게 특히 유용합니다. 이는 텍스트 중심 환경의 한계를 넘어설 수 있는 좋은 대안이 되고 있습니다.
생활밀착 기술 교육은 결국 고령층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키워주는 일입니다. 자녀나 주변 사람의 도움 없이도 일정 부분 디지털 생활을 영위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고령층의 삶에 새로운 자신감을 심어주는 중요한 계기가 되고 있습니다.
디지털 사회로의 전환은 멈추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고령층이 디지털 세계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돕는 일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스마트교육, IT기기 보급, 생활기술 교육이라는 세 가지 축은 고령층 디지털 역량 강화의 핵심입니다. 기술은 결국 사람을 위한 것이며, 누구도 배제되지 않도록 모두를 품는 사회야말로 진정한 디지털 강국이라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