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아기 자녀를 둔 부모라면 정부의 복지 혜택 중 ‘부모급여’와 ‘아이 돌봄 바우처’라는 두 가지 제도를 접하게 됩니다. 둘 다 육아 부담을 줄이기 위한 정책이지만, 적용 방식과 목적, 체감도에는 뚜렷한 차이가 존재합니다. 이 글에서는 조건, 금액, 접근성이라는 세 가지 기준을 통해 두 제도의 실질적인 차이를 정리합니다.
지원 조건의 차이
먼저 가장 기본적인 차이점은 ‘누가 받을 수 있느냐’입니다. 부모급여는 말 그대로 ‘부모’에게 직접 현금을 지원하는 제도로, 만 0세~1세 영아를 양육하는 부모라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습니다. 주양육자가 전업이든 맞벌이든 상관없이 지급되며, 신청은 간단하게 온라인 또는 주민센터를 통해 가능합니다.
반면 아이돌봄 바우처는 소득 기준이 존재합니다. 정부 지원형 아이 돌봄 서비스는 전체 가구 중 중위소득 150% 이하 가구를 대상으로 하며, 맞벌이, 한부모, 장애부모 가구 등을 우선순위로 둡니다. 즉, 누구나 신청할 수 있는 부모급여와 달리, 아이 돌봄 바우처는 ‘조건부 보편’에 가깝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부모급여는 자녀의 나이 기준만 충족하면 무조건 일정 금액을 받게 되는 반면, 아이돌봄 바우처는 이용시간, 서비스 종류, 이용 목적(긴급 돌봄, 시간제 등)에 따라 지원 금액과 형태가 달라집니다. 이 때문에 ‘복잡하다’는 인식이 있고, 일부 부모는 신청 자체를 포기하기도 합니다.
결국, 조건 측면에서 부모급여는 ‘보편성과 간편성’을, 아이돌봄 바우처는 ‘맞춤성과 선별성’을 중심에 둔다고 정리할 수 있습니다.
지원 금액의 차이
금액은 부모들의 체감 만족도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입니다. 부모급여는 2024년 기준으로 만 0세 아동은 월 100만 원, 만 1세 아동은 월 50만 원이 지급됩니다. 조건 없이 현금이 부모에게 직접 들어오며, 사용처 제한이 없어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아이 돌봄 바우처는 시간제 서비스로 운영되며, 한 달 기준 사용 시간에 따라 금액이 결정됩니다. 예를 들어, 시간제 돌봄의 경우 1시간당 기본 이용료가 약 10,000~12,000원 수준이며, 정부 지원 비율에 따라 실부담액이 3,000원 내외로 낮아질 수 있습니다. 다만 이용 시간에 따라 지원 한도가 있기 때문에 월 최대 수십만 원 수준에서 그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바우처는 서비스 이용일수에 따라 유동적인 반면, 부모급여는 정액제로 고정 지급된다는 점에서 심리적 안정감이 큽니다. 반면, 아이 돌봄 바우처는 실제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으면 ‘사용하지 못한 복지’가 되어버리는 한계도 존재합니다.
요약하자면, 부모급여는 ‘예측 가능하고 자유로운 사용’이 가능하고, 아이돌봄 바우처는 ‘실제 돌봄 서비스에 직접적 효과’가 있는 구조입니다. 부모의 상황과 필요에 따라 체감되는 가치는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접근성과 체감도
현실적으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얼마나 쉽게 쓸 수 있느냐’입니다. 부모급여는 매우 단순한 절차로 지급됩니다. 출생신고 후 바로 신청할 수 있으며, 소득 기준이나 복잡한 서류 없이 자동 연계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대부분 부모는 매달 일정 금액이 계좌로 입금되기 때문에 큰 불편 없이 체감할 수 있습니다.
반면, 아이돌봄 바우처는 여러 절차를 거쳐야 하고, 이용까지 시간이 걸릴 수 있습니다. 신청 후 소득 증명, 가구 형태 확인, 서비스 매칭, 돌보미 배정 등 복잡한 과정이 수반됩니다. 특히 서비스 제공자가 부족한 지역에서는 배정 지연, 돌봄 공백 등이 발생해 실사용률이 낮아지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또한 부모 입장에서는 돌보미와의 신뢰 문제, 낯선 사람을 집에 들여야 하는 심리적 부담 등으로 인해 ‘편하게 쓰기 어려운 복지’로 느끼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와 달리 부모급여는 아무런 대면 절차 없이도 받을 수 있어 접근성 면에서 압도적인 장점을 가집니다.
결국 접근성과 체감도의 측면에서, 부모급여는 간편하고 보편적이며 즉각적인 만족을 주는 반면, 아이 돌봄 바우처는 다소 복잡하지만 실질적인 돌봄이라는 실효성이 있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어떤 제도가 더 나은가 보다는, ‘무엇이 지금 내게 필요한가’가 기준이 되어야 합니다.
부모급여와 아이돌봄 바우처는 같은 목적을 향하지만 방식은 전혀 다릅니다. 하나는 보편적 지원, 다른 하나는 실질 서비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이 둘을 ‘선택’이 아니라 ‘조합’할 수 있는 유연한 복지입니다. 부모가 원하는 복지는, 선택할 수 있는 복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