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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기의 우울증은 단순히 일시적인 기분 저하로 치부하기엔 그 영향력이 상당히 큽니다. 학업, 대인관계, 가족 내 역할 등 삶 전반에 영향을 주며 장기적으로 성인기의 정서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예방적 접근이 중요하며, 그 핵심은 마음건강 교육, 멘토링 체계 구축, 민관협업 지원망 형성에 있습니다. 본문에서는 이 세 가지 축을 중심으로 현재 시행 중인 청소년 우울증 예방서비스에 대해 구체적으로 정리해 보겠습니다.
마음건강 인식 향상 전략
청소년의 감정 변화는 성장의 일부로 여겨질 수 있으나, 그 속에 숨겨진 위험 신호를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이 때문에 교육청과 지역사회는 정서 인식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우선 전국 학교에서는 정기적인 정서검사를 통해 학생들의 기분 변화와 감정 상태를 파악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검사는 단순한 문항 작성에 그치지 않고, 이후 상담교사와의 개별 면담, 필요시 전문기관 연계로 이어지는 구조로 운영됩니다. 검사 결과에 따라 '관심군', '위기군'으로 분류되어 맞춤형 대응이 가능하도록 체계를 갖추고 있습니다.
정서 표현 능력을 기르는 프로그램도 활발히 운영 중입니다. 감정일기 쓰기, 감정카드 활용 수업, 비언어적 표현 활동 등은 청소년이 자신의 감정을 명확하게 인식하고 적절히 표현할 수 있도록 돕는 방법입니다. 특히 비폭력 대화(NVC) 방식이 접목된 프로그램은 갈등 상황에서도 감정을 조율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는 데 효과적입니다.
기술 기반의 감정 관리 도구도 도입되고 있습니다. 스마트폰 앱을 통해 하루의 감정을 기록하거나, 간단한 자가 테스트를 통해 우울 지수를 점검할 수 있으며, 결과에 따라 필요한 조언을 받거나 지역 상담기관에 연결될 수 있는 기능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도구는 익숙한 매체를 활용해 접근성을 높인다는 점에서 긍정적입니다.
중요한 것은 단순한 감정 교육을 넘어, 정서적 자기 돌봄의 개념을 내면화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교사와 학부모 대상의 정서지원 연수도 확대되고 있으며, 가정과 학교, 지역사회가 협력하여 청소년의 감정을 존중하고 수용하는 문화가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멘토링 체계의 정착 방향
우울증 예방에서 또 하나 중요한 축은 ‘신뢰할 수 있는 타인과의 관계’입니다. 특히 청소년은 감정의 폭이 넓고, 사회적 지지가 부족할 경우 쉽게 고립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멘토링 체계가 효과적인 예방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학교 현장에서는 또래 멘토링과 학부모 멘토링이 함께 운영되고 있습니다. 또래 멘토링은 고학년 학생이 저학년의 정서적 조언자 역할을 수행하며, 친구와의 관계, 학업 스트레스, 가족 문제 등 일상적인 고민을 자연스럽게 나눌 수 있는 분위기를 형성합니다. 이러한 활동은 관계 형성 자체가 정서적 안전망이 되는 효과를 지니고 있습니다.
전문 멘토링도 활발합니다. 지역 청소년상담복지센터는 전문 상담사, 예술치료사, 정신건강 전문가 등을 멘토로 배정하여 청소년과 정기적인 대화를 나누고, 필요한 경우 개별 심리치료로 연계합니다. 특히 미술, 음악, 독서, 요리 등의 창의활동 기반 멘토링은 자기표현을 촉진시키고, 감정 해소에 긍정적 역할을 합니다.
디지털 시대에 맞춘 비대면 멘토링도 정착되고 있습니다. 온라인 채팅, 영상 통화, 감정 일지 공유 등의 방식을 통해 오프라인에서 털어놓기 어려운 고민을 나누는 공간이 형성됩니다. 이는 특히 대면에 부담을 느끼는 내향적 성향의 청소년에게 효과적이며, 접근성 면에서도 장점이 있습니다.
지속 가능한 멘토링을 위해, 멘토-멘티 매칭 이후의 관리가 중요합니다. 이에 따라 월간 체크리스트, 중간 피드백, 정기 평가 등이 포함된 운영 매뉴얼이 활용되고 있으며, 멘토 대상 교육도 정례화되고 있습니다. 결국 멘토링은 일시적인 위로가 아니라,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관계 속에서 자아를 돌아보고 회복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과정임을 인식해야 합니다.
민관협업 구조의 실질화
청소년 우울증 예방 정책이 효과를 가지기 위해서는 공공 부문만의 노력으로는 한계가 존재합니다. 정서 문제는 환경, 관계, 제도 등 다양한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만큼, 학교, 지역사회, 보건기관, 민간단체 간 협력이 필수적입니다. 이를 위해 민관협업 기반의 복합 서비스가 활발히 정착되고 있습니다.
먼저 지역청소년상담복지센터는 학교와 보건소, 정신건강복지센터와 협력하여 고위험군 청소년에 대한 조기 개입 체계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이 구조는 선별검사, 심층상담, 진단, 치료연계의 순서로 운영되며, 각 단계마다 연계기관의 전문성을 활용해 사각지대를 줄이고 있습니다.
일부 지자체는 ‘청소년 정서 돌봄 네트워크’를 구성하여 비영리단체, 종교기관, 지역대학 등 다양한 민간 조직과 협약을 체결하고, 청소년 정서지원을 공동 수행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지역 대학의 상담심리학과 학생들이 실습 멘토로 참여하거나, 지역예술단체가 정서예술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방식으로 자원과 인력을 융합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이러한 민관협업이 단발성 사업에 그치지 않도록, 중장기 계획과 예산 연계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사회성과보상사업(SIB)을 통해 민간이 주도하고 성과를 기반으로 재정이 지원되는 구조도 도입되고 있으며, 정서돌봄 분야 역시 이러한 새로운 재정모델을 통해 자율성과 창의성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협업을 위한 명확한 소통체계입니다. 이를 위해 각 참여기관 간 공유플랫폼이 구축되고 있으며, 공동 사례회의, 정기 평가, 연계 매뉴얼 작성 등이 병행되고 있습니다. 단순한 업무 나열이 아닌, 서로의 역할과 책임을 명확히 하고 정서지원의 목표를 공유하는 것이 협업의 지속성을 좌우하게 됩니다.
청소년 우울증 예방은 단순한 정서관리 수준을 넘어, 관계의 회복, 사회적 안전망 구축, 문화적 수용성 확산까지 아우르는 포괄적 접근이 필요합니다. 마음건강 교육을 통해 감정에 귀 기울이고, 멘토링을 통해 신뢰를 회복하며, 민관협업을 통해 정책의 틀을 넓혀가는 과정은 결국 우리 사회가 청소년을 한 명의 온전한 존재로 존중하는 방식입니다. 제도는 이 과정을 위한 기반일 뿐, 궁극적으로는 우리 모두가 ‘함께 돌보는’ 사회가 될 때 비로소 예방이 실현됩니다. 그 출발은, 한 사람의 마음을 세심하게 들여다보는 작은 시도에서부터 가능하다는 점을 잊지 않아야 합니다.